박연차씨 탈세 혐의 고발

  • 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3분


국세청, 세금추징전 이례적… 검찰, 비자금 조성 의혹도 수사

국세청이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을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7월부터 실시한 태광실업과 정산개발 등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박 회장이 거액을 탈세한 혐의를 확인하고 최근 박 회장을 고발하면서 세무조사 자료 등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박 회장이 세금을 탈루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비자금의 조성 경위 및 용처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본보 9월 20일자 A1면, 25일자 A1·6면 참조

박연차 회장 출금…탈세-횡령 일부 포착…해외비자금 조성 의혹도

노건평씨, 농협회장에 “말 좀 들어봐라” 전화

檢 “건평 씨 수사대상”…금품수수 여부 초점

건평씨 오전-오후 말바꿔 의혹 증폭

이에 앞서 국세청은 9월 박 회장의 탈세 혐의를 일부 포착해 박 회장을 출국 금지했다. 국세청은 태광실업에 대한 1차 세무조사를 10월 24일 마쳤으며, 조사 기간을 연장해 다음 달 5일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세청이 법인이나 개인의 포탈세액에 대한 세무조사를 마무리하고 추징 조치를 하기 전에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은 국세청에서 세무조사 결과와 함께 차명 재산 또는 회계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부외 자금(비자금)의 조성 경위 및 입출금 내용 등이 포함된 계좌 추적 자료까지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증권선물거래소가 2006년 3∼7월 박 회장 등 옛 여권 주변 인사들이 당시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 의혹을 조사하다가 무혐의 종결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사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측의 청탁을 받고 정대근(수감 중) 전 농협중앙회장을 연결해 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건평 씨가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로비자금 30억 원의 용처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세종캐피탈 측에서 로비자금 3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정화삼 씨와 동생 광용 씨가 돈을 받을 때에 “노 씨에게도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얘기가 나왔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수사팀을 확대해 중수부 중수1과가 세종증권 인수 로비 사건을, 중수2과가 박연차 회장의 조세포탈 및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투자 혐의를 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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