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박-친박연대 ‘복당’ 온도차

  • 입력 2008년 6월 4일 03시 02분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운데)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우의 시체를 넘고 갈 수는 없다. (한나라당이 일부를 받아주지 않아) 낙오자가 생길 경우 이 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운데)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우의 시체를 넘고 갈 수는 없다. (한나라당이 일부를 받아주지 않아) 낙오자가 생길 경우 이 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 이번주 심사위 구성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친박 의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한 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하고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전 대표는 3일 허태열 서병수 유승민 의원 등 당내 친박 재선급 이상 16명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공천 탈락 당선자의 복당은 즉시 허용하고, 나머지는 도덕성 등을 심사해 복당시킨다’는 당의 결정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선언적으로나마 일괄 복당 방침을 밝혔으니 더 거부할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 큰 틀에서 받아들이고 마무리한 뒤 당의 처리 과정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당의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의 말을 듣기만 했으며 별도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3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조만간 ‘국가가 위기에 처했으니까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복당 문제는 시간을 오래 끌었고, 이 문제가 더 거론돼서는 안 된다.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당이 잘 처리해 달라’는 원칙적인 얘기를 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모임 직후 당내 친박 초선 의원 12명과도 별도로 만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한나라당도 복당 절차를 구체화하고 있다. 당은 이번 주 중 권영세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이명규 제1사무부총장, 송광호 제2사무부총장 등을 위원으로 하는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복당을 추진키로 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친박 의원들과 친분이 있는 권 사무총장과 친박 계열인 송 부총장이 포함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친박연대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청원 대표와 양정례 김노식 의원의 복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독자적인 정당 활동까지 검토 중이다.

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우의 시체를 넘고 갈 수는 없다. 어떤 형태가 됐든 낙오자가 생길 경우 당을 지키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일괄 복당이라고 했는데 선별 복당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포장만 바뀌었지 내용은 같다”며 “이는 국민과 친박연대에 대한 기만이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친박연대는 13명의 의원 중 3∼5명만 복당을 원하고 나머지는 복당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에서는 “굴욕적인 복당을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친박연대는 일괄 복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독자 노선을 걷기 위해 당명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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