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전대前 선별복당”

  • 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한나라당은 1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친박근혜계 당선자들에 대해 전당대회 이전에 사실상 ‘선별 복당’을 추진키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왼쪽)가 발언하는 동안 강재섭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박경모 기자
한나라당은 1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친박근혜계 당선자들에 대해 전당대회 이전에 사실상 ‘선별 복당’을 추진키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왼쪽)가 발언하는 동안 강재섭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박경모 기자
한나라 최고위 협의… 姜대표, 불가론서 후퇴

최고위 “원구성 봐가면서 시기-범위 정할것”

姜대표 “정체성 맞아야… 아무나 안받아들여”

親朴 김학원 “시간 끌기… 사실상 보류” 불만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14일 전당대회(7월 3일) 이전에 친박 무소속연대 등 친박 인사들의 복당 시기와 대상을 정해 사실상 ‘선별 복당’을 추진키로 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회의 브리핑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대상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18대 국회 원 구성 추이를 봐가면서 당 윤리 규정과 정체성에 맞는 인사들을 받아들일 범위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강재섭 대표는 ‘전당대회 이전에는 복당을 불허한다’는 그간의 입장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지난해 대선에서 다 고생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못 받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아무나 받아들일 수는 없다. 당의 정체성과 윤리적 기준에도 맞고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 등을 심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새로운 복당 원칙을 설명했다.

강 대표는 복당에 대한 입장 변화에 대해 “사심이 있어 그런 게 아니었다”며 “다만 원 구성 협상이 안 되면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5월 말까지 복당을 결정해 달라는 박근혜 전 대표의 요청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고 일축했다.

앞서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선 친박근혜계 김학원 의원이 ‘조기 일괄 복당’을 요구했으나 전재희 정형근 최고위원 등이 선별 복당을 주장했고 강 대표가 ‘당의 윤리적 기준에 맞는 낙천자’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한다.

한나라당 당규 43조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된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규정돼 있다.

최고위 결정에 따르면 △순수 무소속 당선자 △공천에서 낙천한 뒤 탈당해 당선된 자 △당규 43조에 해당되지 않는 외부 친박 인사들이 주요 복당 대상이 된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강 대표가 자존심을 구기는 대신 시간을 벌고 실리를 취한 것”, “조기 복당 추진이라는 대외적 명분을 살리는 동시에 원 구성이 전대 이전에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해석들이 나왔다.

한나라당은 22일, 통합민주당은 27일에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 뒤에야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나서게 된다. 17대 국회는 2004년 6월 5일에 개원해 6월 29일에 원 구성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임위 협상에 앞서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상임위 개편부터 끝내야 한다. 또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돼 여야가 바뀌어 협상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원 구성 협상을 마치고 복당 문제까지 결정하려면 결국 현 지도부 임기를 넘길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때문인지 김학원 의원은 “사실상 (전대 전 복당) 보류 결정이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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