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대표보다 원내대표?…10여명 물밑경합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통합민주당의 원내대표직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5월 20일경 치러질 예정이다.

민주당 당 대표는 7월 6일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다. 대표직은 계파와 지역을 둘러싸고 전국적인 세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후보군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야당의 꽃’으로 불리는 원내대표는 18대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비교적 단출한 선거만 치르면 된다. 여기에 4·9총선 결과 민주당 안에서 3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후보군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을 위시해 여당의 세가 막강한 정권 초기에는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실익이 크지 않다”며 “반면 원내대표는 정권 초 개혁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당과 치열한 협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역할과 위상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당권 도전에 뜻을 뒀던 후보들이 원내대표 경선으로 선회하는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이다.

현재 당 대표 후보군으론 4선의 정세균 문희상 천정배 의원과 3선의 김효석 의원, 추미애 당선자 등 5, 6명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원내대표 경선에는 이미 10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4선의 이미경 이석현, 3선의 강봉균 김부겸 박병석 원혜영 이강래 이낙연 정장선 홍재형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재선의 최인기 의원, 박주선 당선자 등도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 내 호남-비호남, 옛 민주당계-옛 열린우리당계 등 복잡한 역학관계로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차기 당 대표 선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벌써부터 각 후보는 “당 대표는 호남권 인사가 유력한 만큼 원내대표는 비호남권에서 나와야 한다” “지역과 계파 등을 따지지 말고 인물론으로 접근해야 한다” 등 각자 유리한 논리를 펼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은 국민이 민주당에 뭘 기대하는지 귀 기울여 듣고 철저히 반성해야 할 때”라며 “당내 지도급 인사들은 당내 경선 등 권력과 관련된 논쟁을 당분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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