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여야 비례대표 1번은…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한나라 ‘빈민운동의 어머니’ 강명순 씨▼

4·9총선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23일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비례대표 1번 후보자를 공개했다. 한나라당은 빈민운동의 ‘대모’를, 민주당은 금융전문가를 선택해 각 당의 정체성을 보완하는 인사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이날 ‘빈민운동의 어머니’로 알려진 강명순(56·사진) 목사를 1번 후보로 내정했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앞으로 빈민층과 서민 등 소외계층을 적극 감싸 안고 가겠다는 뜻에서 강 목사를 영입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상 남성 1번인 비례대표 2번에도 소외계층과 관련된 인물이 배정된다”고 덧붙였다.

강 목사는 이화여대 시청각교육과(현 교육공학과) 재학 때부터 빈민촌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빈민운동에 투신해왔다. 1986년 ‘부스러기 선교회’를 창립해 빈곤층 아동 후원을 시작했으며, 이 단체는 현재 전국 9700여 명의 빈곤층 어린이를 후원하는 ‘부스러기 사랑 나눔회’의 모체가 됐다. 강 목사는 또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 ‘신나는 조합’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국내 최초로 노숙자 등 도시빈민층을 위해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보증 소액대출) 사업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비례대표 2번에도 한센병력이 있는 장애인 사회활동가를 영입하고 장애인 및 노동계, 농어민 등 취약계층 인사들을 비례대표 상위 순번에 배치해 ‘부자당’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금통위원 여성 1호’ 이성남 씨▼

▽통합민주당=민주당은 이날 이성남(61·사진) 전 금융통화위원의 비례대표 영입 사실을 공개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24일 최고위원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지만, 1번 내정자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비례대표 1번으로 강금실 최고위원을 고려했지만 강 위원이 불출마로 방향을 틀자 장상 전 옛 민주당 대표, 신낙균 김상희 최고위원 등도 물망에 올랐다.

손학규 대표는 이 전 위원을 “책상머리 이론가가 아니라 실물 경제를 일선에서 다룬 분”이라고 소개했다. 한나라당의 ‘실용주의를 통한 경제 살리기’ 전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 전 위원을 영입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위원은 경기여고 및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계 씨티은행에서 한국영업담당 총지배인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에 영입된 뒤 국민은행 감사, 첫 여성 금통위원을 거쳤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조직 내 의사소통 효율을 높인다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국제금융시장이나 경기 여건에 따라 유연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소신을 펴왔다. 금감원 시절 얻은 별명은 ‘미시즈 스마일’.

이 전 위원은 “경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선진, 춘천지법원장 출신 이영애 씨 지명▼

민노 곽정숙 씨 진보신당은 박김영희 씨

▽기타 정당=자유선진당은 22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낸 이영애(60) 최고위원을 1번에 지명했다. 2번은 조순형 상임고문으로 정해졌다.

이 최고위원은 김찬진 전 의원의 부인이자 이회창 총재의 최측근으로 최초의 사법시험 여성 수석합격자, 최초의 여성 법원장 등 ‘여성 최초’라는 호칭을 여러 번 받아왔다. 판사 초년병 시절 이 총재의 배석판사로 인연을 맺었다.

민주노동당은 곽정숙 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를, 진보신당은 여성장애인 운동을 펼쳐 온 박김영희 공동대표를 비례대표 1번으로 선정했다. 친박연대는 아직 비례대표 후보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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