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출마? 나중에 얘기하자”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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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운데)가 24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사수 국민대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운데)가 24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사수 국민대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2002년 대선 후 첫 장외집회 참석 “몸 던져 나라 지킬 것”

“현실 정치에서 떠나 있었지만 여러분과 함께 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는 24일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사수 국민대회’에 참석해 이렇게 일성(一聲)을 던졌다. 이 전 총재가 2002년 대선 패배 이후 실내 강연이 아닌 대중 장외집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특별연사로 나선 이 전 총재는 “북의 김정일과 남의 친(親)김정일 세력이 또다시 한반도의 주도권을 장악하느냐, 아니면 대한민국 수호세력이 장악하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에 가서 ‘인민주권의 전당’이라며 그들 체제를 미화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영토선이 아니라고 말해 서해교전 용사와 유족,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동아닷컴>

이 전 총재는 이어 “정치권에서는 대선에서의 표를 의식해 소위 ‘수구꼴통’으로 몰릴까봐 몸조심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수호세력은 모두 단결해 자유민주주의 정체성과 나라의 기반을 바로 잡는 데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대북 문제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노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국민행동본부, 라이트코리아, 자유수호국민운동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들과 이 전 총재 지지자 20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이 전 총재가 연단에 오르자 일제히 ‘이회창’을 연호했다. 일부 지지자는 ‘검증된 후보’라는 푯말을 흔들기도 했다. 이 전 총재가 연단에서 내려오자 지지자들은 악수를 하려고 몰려와 그를 에워쌌다.

이 전 총재는 행사 후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전날 밤 기자들에게 “올해 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그 상황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고 언급한 것과 다른 분위기였다.

그는 앞으로도 이 같은 보수 성향의 집회에는 적극 참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25일에는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독도의 날’ 선포식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이 전 총재 측 이흥주 특보는 “이 전 총재가 정권 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는 중이며 곧 태도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선 후보 측에서는 이 전 총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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