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친노 ‘정동영 앙금’ 털기엔 아직…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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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위원장에게 임명장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민원 신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균형발전위원장에게 임명장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민원 신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盧대통령 “유시민 좀 더 일찍 장관 기용했어야” 애정 표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진영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정 후보는 참여정부 실패론을 부정하고 노 대통령 계승론까지 언급하며 화해 의사를 구체화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냉담하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과 정 후보의 관계 회복 문제에 대해 묻자 “정치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의 열린우리당 해체 주장 등에 대해 선(先)사과를 조건으로 내세우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천 대변인은 “자꾸 ‘관계 회복’ ‘관계 정상화’란 말이 나오는데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며 불쾌감도 드러냈다.

천 대변인은 ‘정치 원칙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란 것은 관계 회복이 상당히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질문에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공감대가 이뤄질 수 있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만 했다.

노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첫째고, 원칙 있는 패배가 그 다음”이라고 말할 만큼 승패보다 정치에서의 ‘원칙’을 강조해 왔다.

노 대통령이 정 후보를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한 것도 ‘원칙’의 문제란 얘기가 많다.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으며 ‘참여정부 황태자’란 평가를 들었던 정 후보가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도하고 자신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을 노 대통령은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봤다는 것.

더구나 노 대통령은 지난달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이 무너질 때가 제일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정치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과연 형성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노 대통령은 일단 일정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정 후보의 태도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천 대변인도 “시간과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날 노 대통령의 386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도 정 후보에 대해 “과거에 대해 깊이 있는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밝히지 않는 한 우리의 마음까지 모두 가서 그를 돕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참평포럼 홈페이지에 올린 ‘경선 결과를 승복합니다. 그러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을 부수고 참여정부에 대한 야당, 언론의 근거 없는 공격에 줏대 없이 흔들렸으며 경선에서 구태를 보인 과오에 대한 정 후보의 반성과 새로운 각오만이 미래를 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의 ‘구애’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미루고 있는 노 대통령은 이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노 대통령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벤처기업 대상 특별강연에서 유 전 장관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일찍 기용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사람”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좀 일찍 기용했더라면 지금 복지정책이 한참 나아가 있을 것”이라며 “그것도 시장친화적인 복지정책이 여러 가지 새롭게 됐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시장친화적 진보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국가 미래전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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