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찬 내일 2차회견… 박근혜-이명박 '검증공방' 위험수위

  • 입력 2007년 2월 20일 18시 01분


코멘트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의 '검증공방'이 위험수위로 치달으면서 내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양 진영은 박 전 대표측 법률특보를 지낸 정인봉 변호사와 이 전 시장의 '위증 교사' 의혹을 제기한 김유찬 씨 기자회견의 '조직적 배후론' 등을 놓고 일전을 불사할 태세여서 양측의 전면전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특히 이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출신인 김유찬 씨가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 21일 2차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해 이번 사태는 중요한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 측 정두언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5일 정 변호사를 포함한 15명이 (이명박 약점 퍼뜨리기) 대책회의를 한 뒤 정 변호사와 김 씨가 잇따라 기자회견을 하고 박사모는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박 캠프 커넥션'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 이혜훈 의원은 같은 방송에 나와 "우리는 김 씨와 일면식도 없고 그가 쓰는 책의 내용도 본 적이 없다"면서 "정 변호사가 몇 가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김 씨를 만난 것을 갖고 확대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공작"이라고 일축했다.

양측은 당 경선준비위의 공정성 문제를 놓고도 팽팽한 대치전선을 형성했다.

박 전 대표 측 최경환 의원은 "경준위에서 제대로 검증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언론과 시민단체, 법조계 등 중립적 인사들로 별도의 검증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캠프 내에서는 "경선준비위 탈퇴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의원은 "'정인봉 자료'의 검증 여부를 판단할 때도 만장일치로 '안 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왜 지금 와서 뒤늦게 문제를 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두 주자 진영의 갑론을박에 대해 경선준비위는 "당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하겠다"며 양측의 자제를 당부했다.

경선준비위(위원장 김수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임시 긴급회의를 열어 김유찬 씨의 주장도 검증위에서 다루기로 하고, 김 씨에게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고 이사철 경준위 대변인이 전했다. 경준위는 김 씨에게 추가 기자회견 자제도 당부했다.

그러나 김 씨는 "당에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이 전 시장 측이 방송에 측근을 출연시켜 거짓말을 하고 내용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내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자료 일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에게 돈을 건넨 사람의 이름과 시간, 장소와 함께 이 전 시장 측에서 준 법정 예상 질문지와 답변 내용 등에 관한 자료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열린우리당 탈당파와 민주·민주노동당은 이날 일제히 한나라당의 검증논란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탈당파로 구성된 통합신당모임(중도개혁 통합신당 추진모임)은 "도덕성 검증은 개인이나 캠프, 당 차원에서 이뤄질 수 없다"면서 객관성이 담보 되는 시민사회 세력 중심의 대선후보 검증위 설치를 제안했고,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진실규명 차원에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