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정국 대선가도 관전 포인트…李-朴 공방 어디까지?

  • 입력 2007년 2월 17일 03시 00분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검증 공방을 벌이며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펼치고 있고, 범여권은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 통합신당을 향한 각개약진으로 요동을 치고 있다. 2007 대선가도의 관전 포인트를 점검해 본다.

○이명박 박근혜의 검증 공방의 끝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을 합치면 무려 60∼70%의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각에선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김용갑 원희룡 의원의 정체성 공방, ‘이명박 검증론’을 둘러싼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측의 감정 대립이 이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법률특보를 사퇴한 정인봉 변호사가 15일 공개한 ‘이명박 X파일’이 별것 아닌 것으로 드러나긴 했지만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진영의 후보 검증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도 “정 변호사가 한 일은 잘못됐지만 후보 검증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양 진영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1.6%가 “(두 사람이) 경선 전에 갈라서 각각 출마할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물론 양 진영은 모두 결별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한다. 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다수는 지지 후보가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어려워도 당을 떠나서는 안 된다(70%)는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범여권의 손학규 영입론 추이는?

범여권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계속 추파를 던지고 있다. 개혁적인 성향이 한나라당보다는 여권과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지지율이 5%대에 진입하긴 했지만 한나라당 내에서 손 전 지사의 입지는 좁다. KSOI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이 전 시장 지지층에서는 71.1%, 박 전 대표 지지층에서는 74.4%로 나타났다. 하지만 손 전 지사 지지층에선 ‘신당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이 41.7%로 나타났다.

최근 손 전 지사는 북핵 문제 등에서 한나라당의 두 선두주자와 차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은 시기와 상관없이 언제든 개최하는 게 좋다”며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버릴 것이 아니라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이 손 전 지사가 정치판이 요동을 칠 가능성에 대비해 손 전 지사에게 자락을 깔아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면서 탈당 가능성을 일축한다.

○노무현 대통령 3월 탈당?

노 대통령의 선택이 올 대선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부분 노 대통령이 3월 중 탈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탈당은 통합신당 추진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실제 당적을 버릴지, 설혹 당적을 버린다 해도 대선 국면에서 정치에 개입하지 않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조용히 당적을 버리고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우리가 집단 탈당한 것은 바로 그런 판단에서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은 물론 퇴임 후까지도 어떤 형태로든 정치를 계속할 것이며 열린우리당 해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이 연내 개헌 반대 여론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4년 연임제 개헌’ 추진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나 대규모 대북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대선 구도 변화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범여권 재결합?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4일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헤어지긴 쉽지만 통합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범여권이 지금처럼 분열된 채 대선을 치르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분석이다.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분열을 두고 ‘위장 이혼’이라고 규정한 것도 그런 맥락을 의식한 것이다.

범여권은 분열과 통합의 반복을 통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는 듯하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탈당이라는 강물이 대통합이라는 바다에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 6월 중 범여권과 반(反)한나라당 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신당이 출범하거나, 범여권의 여러 세력이 각자 대선후보를 정한 뒤 막판에 극적 단일화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열린우리당과 탈당파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주도권 경쟁 때문에 쉽게 재결합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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