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20년 김만철씨 사기피해로 어려운 생활

  • 입력 2007년 2월 4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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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8일로 북한을 탈출해 귀순한 지 20년을 맞는 김만철(67) 씨가 잇따라 사기 피해를 입는 바람에 집도 없이 임시 건물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병두)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말 "교회에서 알게 된 K 씨가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가로챘다"며 K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K 씨가 2004년 김 씨에게 부동산 거래를 주선하는 과정에서 김 씨로부터 받은 수수료 3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중개인에게 주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달 K 씨를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1987년 2월 배에 가족을 태우고 공해 상을 떠돌다 귀순했던 김 씨는 강연과 신앙생활에 매진하면서 경남 남해에 기도원을 세웠다. 그러나 기도원 운영자가 기도원을 담보로 2억 원을 대출받은 뒤 필리핀으로 도주해 버렸다.

또 김 씨는 지인의 소개로 거액을 제주도의 부동산에 투자했으나 이 땅이 실제로는 큰 가치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부동산 업자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조사 과정에서 '계속 사기를 당해서 살기가 어렵다'고 여러 차례 하소연했다"면서 "재산을 대부분 잃고 지금은 경기 광주시 외곽의 임시 건물에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펴낸 '북한 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새터민(탈북자)의 사기 피해율은 21.5%로 전체 국민의 평균 사기 피해율 0.5%의 43배에 달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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