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교수 "행자부, 중앙인사위 분리는 내 잘못"

  • 입력 2007년 2월 1일 14시 49분


김광웅 교수. 자료사진 동아일보
김광웅 교수. 자료사진 동아일보
'국민의 정부' 당시 정부조직 개편위원회 실행위원장과 중앙인사위원장을 맡아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주도했던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일 "정부의 조직과 인사를 담당하는 부처를 분리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행자부 공무원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김대중 정부 당시인 지난 1998년 총무처와 내무부를 합쳐 행정자치부를 만들고, 정부의 인사와 조직을 분리한것은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했던 나의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총무처는 공무원의 인사와 조직을, 내무부는 중앙.지방 행정을 각각 맡고 있었으나 행자부로 통합됐으며 이후 정부의 인사 부문은 중앙인사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행정자치부의 명칭을 손수 지었다"고 전했다.

또 김 교수는 "정부를 기업조직처럼 운영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따라서 부처 조직을 모두 팀제로 운영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하면 성과를 외부에 알리는 홍보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돼 낭비가 발생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행자부는 모든 조직이 팀제로 전환됐으며 상당수 부처도 팀제를 도입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아직도 시대변화에 맞지 않게 권위적"이라면서 정부내 회의실의 의자가 검은색 또는 남색 일색이거나 여전히 `훈시'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중앙인사위원장 재임 당시 행자부를 폐지 1순위 부처로 지목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강연에선 행자부 존폐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강의에 앞서 박명재 행자부 장관이 김 교수를 소개하면서 "김 교수는 행자부의 역할에 대해 뼈아픈 지적을 해온 분이지만 이는 행자부에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분위기를 유도했으나 김 교수는 "애정이 아니라 애증이 있다"고 되받아 눈길을 끌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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