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신당파 내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새로운 전선이 생겨나고 있는 것. 조배숙 김부겸 의원 등 재선 의원 5명이 3일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사진) 전 의장의 ‘2선 후퇴론’을 제기한 데 이어 당내 실용파를 대변해 온 강봉균 정책위의장도 4일 김 의장의 정책노선을 ‘좌파’라고 비판하며 ‘백의종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균열은 지난해 12월 말 당내 최대 주주로 여겨져 온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이 긴급 회동해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 창당 합의문을 발표하는 등 신당 추진의 전면에 나선 데서 비롯됐다.
이에 김 의장 측 우원식 의원은 “강 정책위의장의 좌파 주장은 변형된 색깔론”이라고 반발했다. 김 의장계인 민주평화연대(민평련)는 이날 오찬 모임에서 김 의장을 ‘좌파’라고 공격한 강 정책위의장을 비판하고 이 같은 발언이 또 나올 때는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신당파 내부의 균열은 예상된 것이었다.
김 의장을 중심으로 한 민평련과 중도 성향의 실용파는 대북 정책과 부동산 정책 등에서 뚜렷한 노선 차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또 실용파는 대체로 민주당과 고건 전 총리와의 통합을 통해 세를 불린 뒤 정치권 밖의 ‘제3세력’을 끌어들이자는 논리인 반면 김 의장 측은 고 전 총리보다는 제3세력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당 사수파는 이런 균열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신기남 의원은 이날 당 사수파인 ‘혁신모임’ 의원 오찬에서 “신당파는 제2의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를 추진했던 반노무현 성향의 의원 모임)이다. 당을 외부에 갖다 바치려는 것에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이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혁신모임 소속 의원들은 “통합신당을 결의하는 전당대회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의 견해를 재확인했다.
한편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63회 생일을 맞아 통합신당 추진에 공감하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전·현직 의원 20여 명과 만찬회동을 하는 등 외곽에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정 고문의 경기고 후배인 김 의장을 비롯해 열린우리당의 김덕규 유재건 문학진 의원과 민주당의 신중식 이낙연 최인기 의원,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참석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