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IS 캠벨 “北-中관계 수면 아래서 부글부글”

  • 입력 2006년 12월 6일 03시 01분


“현재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수면은 고요해 보이지만 그 아래에서는 수많은 불확실성의 물결이 치고 있는 강에 비유할 수 있다.”

미국 내 대표적 중도파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커트 캠벨(사진) 선임 부소장이 4일 본보와 회견을 했다. 국제 안보 전문가로 특히 중국 문제의 권위자로 평가받는 캠벨 부소장은 “중국의 공식적인 얼굴은 북한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론 중국과 국제사회를 비웃는 듯한 북한의 태도에 화가 나 있다”며 “북한의 행동에 커다란 변화가 없다면 중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對)북한 정책을 재평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중국을 겨냥하는 핵능력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북한은 많은 곳에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 북한의 주된 군사력은 휴전선 너머 미국의 동맹과 일본을 겨냥하지만 수면 아래에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 속에서 중국에 대해서도 억지력을 갖기를 원할 것이라는 의미다.”

캠벨 부소장은 이 대목에서 “북한은 핵보유국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이며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진단한 뒤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온다 해도 근본적인 진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론을 폈다.

―요즘, 그리고 앞으로의 한미 관계는 어떻게 보는가.

“한미 관계는 낮은 레벨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다. 하지만 현재 한미 관계의 가장 큰 위기는 양국 관계 자체가 아니라 한국 국내 정치에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포지션과 지도자로서 (한반도 문제를) 어디를 향해 끌고 갈 것인지 궁극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관련국들의 대응을 평가한다면….

“한국 미국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고 싶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핵실험은 불쾌한 일이지만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일정한 비즈니스는 평상시처럼 계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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