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충격' 공황상태 금융시장 일단 진정

  • 입력 2006년 10월 10일 11시 19분


9일 북한의 핵실험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하루 만에 일단 진정국면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전개양상에 따라서는 앞으로 다시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적지 않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10일 서울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97포인트(0.68%) 오른 1,328.37, 코스닥지수는 15.60포인트(2.89%) 오른 554.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사흘 연속 '사자'에 나서 거래소에서 904억 원, 코스닥에서 120억 원 등 1024억 원 어치를 순매입(주식 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도 '팔자'가 많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석중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폭락으로 주식값이 싸진데 따른 반등으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서느냐와 미국의 대북 제재 수위가 어느 정도냐가 향후 국내 증시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4원 하락한(원화가치는 상승) 959.5원으로 다시 96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원-엔 환율은 100엔 당 806.13원으로 2.71원 하락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9일 원화환율이 워낙 많이 올라 조정을 받은 것"이라며 "추가적인 핵실험 또는 국제사회의 무력 제재 결정 전 까지는 환율이 좁은 범위 안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58%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채권값은 상승)했다.

금융시장이 하루 만에 진정 기미를 보였지만 시중은행 창구에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

김인응 우리은행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주식 처분과 펀드 해약에 대한 문의가 많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고객은 별로 없었다"며 "오히려 해외 부동산과 해외 펀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금 시장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3000여개 금은방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 종로구 귀금속 도매시장에는 북한 핵실험 충격에도 불구하고 금을 구입하겠다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9일 돈 당 7만4000원으로 마감한 금 도매 시세도 변동이 없었다.

파고다 귀금속도매상가 '파가니'의 임길용 사장은 "9일 오전 돈 당 7만3500원이던 금값이 오후에 7만4000원으로 오르긴 했지만 그 이후론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북한 핵실험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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