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탄핵 편파 방송 KBS-MBC “학계 비판도 불공정 보도”

  • 입력 2006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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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결정을 편파적으로 보도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지적한 한국언론학회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보도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4년 방송위원회의 의뢰로 ‘대통령 탄핵관련 TV 방송’ 보고서를 냈던 이민웅(한양대) 윤영철(연세대) 최영재(한림대) 윤태진(연세대) 김경모(연세대) 이준웅(서울대) 교수는 당시 내용과 이에 대한 보도 분석, 공정성 이론에 대한 논의를 정리한 ‘방송저널리즘과 공정성 위기’를 최근 펴냈다.

이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보고서가 공개된 2004년 6월 10일부터 방송위의 ‘탄핵방송’ 심의가 끝난 7월 23일까지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KBS와 MBC가 보고서를 반박하는 견해만 집중적으로 내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다룬 당시 뉴스의 제목을 보면 ‘평가 잣대 멋대로’ ‘공정성 잘못 이해’ ‘왜곡 과장에 우려’ ‘정치적 심의 의도’ ‘불공정 보고서 유감’(이상 KBS 뉴스9) ‘공정성 문제없다’ ‘보고서 잘못됐다’ ‘탄핵 방송 공정했다’ ‘연구 보고서 유감’(이상 MBC 뉴스데스크) 등 편파적인 것들이 많았다. 취재원 인용도 보고서를 반박하는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BS ‘뉴스9’의 경우 취재원 발언 11건 중 10건이, MBC ‘뉴스데스크’는 6건 모두 반박 내용이었다.

시사 교양 프로그램도 보고서에 대해 편파적인 입장을 보였다. KBS ‘미디어 포커스’는 취재원 발언 7건 중 5건이,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6건 중 5건,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은 7건 가운데 5건이 보고서를 반박했다.

연구자들은 “소수의 특정 취재원이 여러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해 보고서를 비판하거나 ‘탄핵 방송’을 옹호하는 상황이 자주 관찰됐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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