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朴의 남자’들 안팎서 눈총

  • 입력 2006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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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중”한나라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색깔론 공세 등에 반발해 당무를 거부하고 전남 순천시 선암사에 머물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선암사를 찾은 강재섭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이 최고위원의 묵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제공 광주일보
“묵상중”
한나라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색깔론 공세 등에 반발해 당무를 거부하고 전남 순천시 선암사에 머물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선암사를 찾은 강재섭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이 최고위원의 묵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제공 광주일보
한나라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대리전’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의 남자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반박(反朴) 진영에선 “박 전 대표의 몇몇 측근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개입설을 부풀려 경선을 진흙탕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박(親朴) 진영에서도 “박 전 대표를 자극해 경선전에 끌어들인 것이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자성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이번 경선 과정에서 강재섭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운 유승민 의원이 대표적으로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유 의원을 비롯한 김무성 최경환 의원 등 친박 성향의 의원들이 모여 강 대표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뒤 박 전 대표도 강 대표 지원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이 과정에서 “이 전 시장이 경선에 개입하고 있고, 이에 박 전 대표가 격앙돼 있다”며 박 전 대표가 강 대표는 물론 당원협의회장들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언론에 얘기했다. 박 전 대표가 강 대표를 지지하기 위해 경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경선 결과 박 전 대표가 지원한 대로 강 대표가 당선됐지만 친박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에겐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견해가 의외로 많다. 김무성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떨어진 것도 친박 세력에 대한 견제심리 때문이라는 것이 당내의 일반적 평가다.

친박 계열의 한 의원은 “경선 후폭풍이 너무 크다. 박 전 대표를 경선 판에 끌어들이는 바람에 박 전 대표의 공정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망가졌다. 그렇다고 강 대표가 박 전 대표를 도울 것 같지도 않으니 결과로는 손해만 남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유 의원이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박 전 대표를 끌어들여 대리전의 각을 세웠다는 얘기도 있다. 유 의원이 이 전 시장의 경선 개입 증거라며 제시한 주요 사례는 박창달 전 의원이 이재오 후보를 지지하고 다녔다는 것. 박 전 의원이 이 전 시장과 가까운 인물이니, 이 전 시장의 경선 개입이 명확하다는 보고가 박 전 대표 진영을 결정적으로 자극했다고 한다.

문제는 박 전 의원과 유 의원이 개인적으로 ‘경쟁자’라는 점. 유 의원은 지난해 10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박 전 의원의 대구 동을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유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구설에 대해 “내가 박창달 전 의원과의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사안을 확대했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박 전 의원과 사이가 나쁘지 않다”며 “박 전 대표에 대한 경선 상황 보고는 내가 아닌 다른 채널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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