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민심 흐름으로 받아들여"

  • 입력 2006년 6월 1일 14시 23분


코멘트
1일 신임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노대통령의 침통한 표정. 석동율기자 seokdy@donga.com
1일 신임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노대통령의 침통한 표정. 석동율기자 seokdy@donga.com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집권당 사상 최악의 참패로 끝난 5·31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병완 비서실장으로부터 선거 결과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열린우리당에 대해 "위기에 처했을 때 당의 참모습이 나오는 법이고 국민들은 그 모습을 오래 기억할 것"이라며 "멀리 보고 준비하며 인내할 줄 아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들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낙선자들에게는 위로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대통령께서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이병완 비서실장에게 구술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입장은 크게 세 가지 뜻으로 구성됐다. 선거결과에 대한 인식을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했고, 국정기조에 대해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천명했고, 혼돈에 빠진 여당에 대해서는 "멀리 보고 인내하는 지혜"를 당부한 것이다.

지난해 4·30 재보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23대0 패배, 10·26 재선거의 전패(全敗) 때는 노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물론 청와대도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는 청와대의 분위기는 그때와는 사뭇 다르다.

선거 패배를 예견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여당 후보가 얻은 득표수가 야당 후보의 절반도 못 미치는 결과를 목도하면서 충격파가 각오했던 예상치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선거가 전국 단위의 선거인데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총체적 불신의 표출됐다는 점과 함께 대통령도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볼 때 입장 표명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