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회담 결렬…경의선 군사보장 입장차 못좁혀

  • 입력 2006년 5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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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으로 악수18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4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아무 합의 없이 끝난 뒤 남측 대표단장인 한민구 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북측 대표단장 김영철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굳은 표정으로 악수
18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4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아무 합의 없이 끝난 뒤 남측 대표단장인 한민구 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북측 대표단장 김영철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사흘 일정으로 진행된 제4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18일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결렬됐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말로 예정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열차를 이용한 방북도 성사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은 이날 오전부터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회담을 속개해 서해 해상불가침 경계선(해상경계선) 설정과 경의선, 동해선의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 체결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의견을 조율했지만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회담에서 남측은 해상경계선 문제를 비롯해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8개 군사 합의사항을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포괄 협의할 것을 다시 제의했지만 북측은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부터 논의하자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남측은 또 남북 합의에 따라 25일 경의선과 동해선의 열차 시험 운행이 예정된 만큼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의 체결을 촉구했지만 북측은 별도의 실무회담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이날 양측은 점심식사도 거른 채 오후 늦게까지 수석대표 및 실무대표 접촉을 잇달아 열고 합의 도출을 시도했지만 공동보도문 작성은 물론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회의를 끝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7시 5분경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철수했다.

하지만 25일로 예정된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 운행 문제 논의를 위한 남북 간 접촉은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통일부는 일단 18∼19일 개성에서 열리는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실무 접촉에서 북측에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 운행을 위한 군사보장 조치의 이행을 촉구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장성급 회담이 결렬된 뒤 “북측의 협상 양태를 감안했을 때 25일로 예정된 열차 시험 운행 직전에 군사보장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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