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맞다”…靑-경찰청 은폐 논란 확산

  • 입력 2006년 2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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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60·노 대통령 아들 건호 씨의 장인) 씨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배 씨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부인해 온 청와대와 경찰청의 은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청은 15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이 사건 관련 감찰조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2003년 4월 배 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사고 당일 경남 김해경찰서 측이 음주운전 교통사고인 줄 알면서도 ‘물피(물적 피해) 교통사고’로 처리했으며 2004년 11월 경남경찰청이 감찰을 실시했으나 음주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배 씨는 2003년 4월 24일 ‘소주 두 잔’을 마신 뒤 아들 소유의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다 오후 7시 10분경 경찰관 임모 경사의 차 앞 범퍼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 김해경찰서 진례파출소로 연행된 배 씨는 청와대에 연락을 취했으며, 이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 김모 경정이 김해경찰서 정보과에 사고 내용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요청했다는 것.

경찰청은 “최초 사건 담당자인 진례파출소 소속 이모 경장이 배 씨가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사실을 듣고 부담을 느끼던 중 피해자인 임 경사가 ‘아버지 친구분이고, 고향 아저씨다’며 배 씨를 데리고 가자 이를 묵인하고 ‘물피 교통사고’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외압은 없었고 합의 종용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방호(李方鎬)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경찰청장부터 청와대 관계자들까지 대통령 사돈의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었다”며 “이번 사건은 현 정부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로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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