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노동운동 미래없어” 노동계 수뇌부 自省목소리

  • 입력 2006년 2월 11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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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계 최고 수뇌부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투쟁 일변도로 나가서는 노동운동의 미래가 없으므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위원장 보궐선거 자리에서 강경파 조합원들은 두 전현직 위원장의 발언을 맹렬히 비난해 치열한 노선 갈등을 예고했다. 이수호(李秀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전국 최고경영자연찬회 대담에 참석해 “(민주노총 내에) ‘깽판’ 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문제”라며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를 보며 ‘요즘도 저런 장면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분이 많았을 텐데 그것이 우리 조직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자성했다.

그는 “(우리는) 대의원 대회를 끝까지 해 본 적이 거의 없는 엉터리 조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사장과 노동자는 적대적 관계라는 이념적 정의는 의미가 없으며, 이를 새롭게 바라봐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이용득(李龍得)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에는 극우파가 있고 민주노총에는 극좌파가 있다”면서 “극단적인 사람들은 통합을 못하므로 우리는 결별할 사람들과는 결별해야 한다”고 양대 노총 통합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선진국으로 가려면 노사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주화된 만큼 노동운동도 순수 노동운동 차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관직에서 물러난 김대환(金大煥) 노동부 장관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노조가 올해에는 전투적인 복장과 행동을 바꿔 사측과 성의 있는 교섭에 나서야 한다”면서 “노조는 정부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에 뒤처져 있으므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두 전현직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이날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열린 민주노총 신임위원장 선거에서 강경파 노조원들은 “참된 노동운동을 포기하고 노동계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변절자의 전형”이라며 맹비난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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