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입장료 5% 떼 영화발전기금 조성

  • 입력 2006년 1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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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 일수)가 연간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되면서 영화계가 입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5년간 4000억 원을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중 2000억 원은 국고에서 지원하고 2000억 원은 극장 입장료 수입에서 5%를 떼는 모금 형식으로 조달할 방침이어서 민간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기금 왜 4000억 원?=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상영관 모금은 관련법 개정을 통해 2007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스크린쿼터 일수가 현행 146일에서 92일로 축소될 것으로 보고 ‘92일 축소, 2000억 원 지원’ 계획을 마련 중이었으나 73일로 대폭 줄어듦에 따라 지원 금액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문화부는 “입장료에 부과하는 기금은 입장료 인상 없이 스크린쿼터로 이익을 보게 될 극장들이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어디에, 어떻게 지원하나?=비주류인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에 대해 제작, 배급, 상영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는 또 예술영화 전용관을 현재 전국 10여 개 관에서 100개 관까지 늘릴 방침이다. 미래 대비 차원에서 디지털 시네마 기술 기반 구축, 영화 인력 재교육 등의 인프라 확충과 함께 영화에 투자해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경감해 주는 등의 법안 개정 등을 모색하고 있다.

▽냉담한 영화계=‘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는 이날 “정부의 지원 대책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논평한 뒤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의 철회만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극장주들은 “정부가 입장료 수입의 5%를 가져가겠다면 적자를 면하기 위해 입장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결국 영화관객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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