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9일 청와대의 ‘차세대 양성론’을 이같이 비난했다.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면 유시민은 노무현 정권의 황태자이고 입각 발표는 ‘태자 책봉’이었다는 얘기”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당 일각에선 여권 핵심부의 대권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여권의 대선 후보군이 정동영 김근태 전 장관 2명에서 갑자기 5, 6명으로 늘어난 데 주목하고 있다. 후보군이 넓어질수록 가변성이 크고 2002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같은 ‘흥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20%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유력한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 있지만 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가 노출된 상태다. 현재로선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예견된 ‘빅 매치’ 외 별다른 변수도 흥행 요인도 없다는 것.
이 때문에 당내 전략가들 사이에선 “제3, 제4의 다크호스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양강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다른 후보가 포진해 있어야 역동성을 통해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논리다.
낮은 지지율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측이 최근 정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나, 강재섭(姜在涉) 전 원내대표와 원희룡(元喜龍) 최고위원 등이 박 대표와 각을 세우며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 같은 수요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박 대표와 이 시장이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여서 제3의 인물이 부각될 여지가 적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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