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줄기세포 배양하듯 황태자 키우려 하나” 靑 비난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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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이 줄기세포를 배양하듯 황태자를 키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9일 청와대의 ‘차세대 양성론’을 이같이 비난했다.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면 유시민은 노무현 정권의 황태자이고 입각 발표는 ‘태자 책봉’이었다는 얘기”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당 일각에선 여권 핵심부의 대권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여권의 대선 후보군이 정동영 김근태 전 장관 2명에서 갑자기 5, 6명으로 늘어난 데 주목하고 있다. 후보군이 넓어질수록 가변성이 크고 2002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같은 ‘흥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20%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유력한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 있지만 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가 노출된 상태다. 현재로선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예견된 ‘빅 매치’ 외 별다른 변수도 흥행 요인도 없다는 것.

이 때문에 당내 전략가들 사이에선 “제3, 제4의 다크호스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양강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다른 후보가 포진해 있어야 역동성을 통해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논리다.

낮은 지지율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측이 최근 정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나, 강재섭(姜在涉) 전 원내대표와 원희룡(元喜龍) 최고위원 등이 박 대표와 각을 세우며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 같은 수요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박 대표와 이 시장이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여서 제3의 인물이 부각될 여지가 적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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