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애셔 前‘北 불법’대응팀장 “한국정부 北위폐관련 거짓말”

  • 입력 2005년 12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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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불법 외화벌이를 추적해 온 데이비드 애셔(전 북한 불법 행위 대응팀장·사진) 전 미국 국무부 자문관은 22일 “올해 8월 애틀랜틱시티,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일망타진된 중국계 위조지폐 밀수조직 가운데 북한인이 1, 2명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애셔 전 자문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통보했다는 ‘북한인의 100달러 위조지폐 입금 장면을 담은 영상물’을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그보다 더 분명한 증거(compelling evidence)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거래를 동결한 마카오 뱅코델타아시아은행의 계좌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년에 벤츠와 코냑 등을 구입할 통치 자금이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애셔 전 자문관은 또 “한국 정보당국이 나서서 (북한을 위해) 해명한다면 그들은 거짓말쟁이들(bunch of liars)”이라며 “몇 년 전부터 북한에서 오거나 북한을 경유하는 컨테이너에 대해 철저한 검색을 요청했으나 한국은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미국 달러 말고도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등 6자회담 참가국의 화폐를 위조했다는 정보가 점차 늘고 있다(increasing information)”고 말했다.

그는 “(위폐 제조 등의) 증거가 없다”는 한국 정부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는 “3년 전부터 매년 내가 직접 한국의 정보 및 외교 채널에 북한의 불법 행위를 설명했고, 설명을 들은 당국자들은 예외 없이 북한의 불법 행위를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위폐 문제는 그동안 미국 정부와 계속 협의를 해 온 사안이지만 ‘3년 전부터 설명했다’거나 ‘엔화, 위안화 위조’ 문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애셔 전 자문관은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선임 자문관으로 일하면서 위조지폐 제작 등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 사업을 추적하는 북한실무그룹(North Korea Working Group)의 팀장도 맡았다. 그는 올해 6월 국무부를 떠나 국방분석연구원(IDA)의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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