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진 “금강산 연수비 64억으로 호남 지원해야”

  • 입력 2005년 12월 22일 1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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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사진) 대변인은 22일 “호남 폭설로 사학법 장외투쟁에 부담이 가지만 지금 국회에 복귀할 수는 없다”며 “해결의 열쇠는 노무현 대통령이 갖고 있다”고 노 대통령을 거듭 압박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한 뒤 “차선으로는 노 대통령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을 재개정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서 하면 국회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민노당, 민주당과 공조해 임시국회를 강행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이미 예상한 일”이라며 “야당 투쟁사의 50페이지 셋째 줄에 나오는 얘기”라고 대답했다.

그는 “여당은 상황에 밀려서 한나라당이 결국 돌아올 것이라 계산하고 있는데,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우리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뜻을 헤아려 달라”며 “원인은 중요한 민생법안이나 예산안을 미뤄두고 급하지도 않은 사학법을 무리하게 불법 처리한 열린우리당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영화를 보러가기로 한 남자가 갑자기 극장 앞에서 여자의 뒤통수를 친 뒤, 이제 영화 시작할 때가 됐으니 들어가자고 하면 그 여자가 같이 들어갈 수 있겠느냐”고 현 상황을 비유한 뒤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어려움을 같이 걱정하면서 우리가 촉구하는 내용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호남 폭설 피해’와 관련해 “통일부가 64억원을 들여 방학기간 동안 교사와 학생 등 1만5000여명을 금강산으로 체험연수를 보내려 한다”며 “왜 그것을 급한 우리 국민들에게는(폭설피해) 투입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의원들이 폭설 현장에 가보고, 정부에 이런 사항들을 요구하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사학법 투쟁에만 매진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이병완 비서실장은 이날 상황점검회의에서 “‘금강산 관광지원금으로 폭설피해를 지원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기가 막힌다”며 “당리당략적인 정치파업을 빨리 끝내고 원활한 국정운영에 협조하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도 이날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재정경제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등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고 임시국회를 가동하는 등 한나라당에 대한 등원 압박 수위를 높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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