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정부-정치권 “연구지원 계속”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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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은 16일 과학계의 진실 규명을 기다려 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이날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서울대의 자체 조사결과를 보고 대응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회의에서 오명(吳明)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관련 상황을 보고한 뒤 “황 교수의 연구 결과에 대한 의혹은 과학계 등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일 뿐”이라며 “성급한 판단보다는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회의 뒤 김창호(金蒼浩) 국정홍보처장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황 교수 연구에 대한 과학계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관계없이 관련 분야 연구가 위축되지 않도록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날 이병완(李炳浣)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일일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신중 대응 방침을 확인했으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이 나왔다.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서로 비난하며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갈수록 진실을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황 교수의 2004년 발표 논문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박기영(朴基榮)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도 두 사람의 기자회견을 본 뒤 “나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정치권도 대체로 차분히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진실 공방이 과학 발전을 저해하거나 국력 낭비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대변인도 논평에서 “황 교수가 직접 수사를 요청했고 많은 전문가가 검증을 시작한 만큼 결과를 차분하게 지켜보자”고 말했다.

민주당 김재두(金在杜) 부대변인은 “마녀사냥식으로 황 교수팀을 공격하는 것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배아줄기세포 오염 사실을 당국에 보고했다는 황 교수 기자회견 내용으로 보건대 정부는 이미 황 교수 논문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중대한 문제를 감춰 온 정부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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