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는 5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납북자가족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분 분량의 육성 녹음을 공개했다.
녹음테이프에는 “(북송된 뒤 조사 과정에서 두들겨) 맞아 몸이 많이 힘들고 괴롭다. 시골의 어머니 건강은 어떠시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한 씨가 올해 3월경 함북 무산시의 집에 감금돼 있을 당시 남한에 있는 가족과 통화한 내용이다.
또 한 씨의 북한 내 가족은 남한 가족에게 쓴 편지에서 “70 평생을 죄 없이 살아온 아버지를 때리고 감금한 북한을 저주한다”며 “남은 인생이라도 형제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국군 8사단 소속으로 6·25전쟁 당시 포로가 된 한 씨는 지난해 12월 26일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서 건너온 조카와 상봉하기 위해 중국 옌지(延吉)의 한 호텔에 머물러 있다가 중국 공안원에게 체포돼 북송됐다.
한편 한 씨의 탈북을 도왔던 탈북 중개인은 남한 내 한 씨 가족과의 통화에서 “(한 씨가) 1월 6일까지 9일 정도 중국에 머물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당초 정부는 중국 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한 씨가 12월 30일 북송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崔成龍) 대표는 “최근 재탈북을 시도하던 한 씨가 4월경 평남 북창군 정치범수용소(18호 관리소)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정부는 한 씨를 비롯한 국군포로 및 납북자에 대한 송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이날 ‘김동식 목사 납북사건 및 국군포로 한만택 북송사건 등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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