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 NPT 복귀-사찰허용 이후 경수로 논의”

  • 입력 2005년 9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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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19일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유엔 무기사찰팀의 북한 입국을 허용한 이후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6자회담의 미 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북한의 평화적 이용권을 미리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이론을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합의에서 검증은 아주 아주 중요한 것”이라면서 “11월 제5차 6자회담의 핵심 요인은 검증 장치가 될 것이며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적인 검증을 포함할 것이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공동성명에 합의한 만큼 사찰단이 (북한에) 들어가 핵시설을 찾아다니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영변 원자로 가동 문제에 대해선 “지금 시점에서 그것을 가동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바로 지금이 그것(원자로)을 끌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고위 인사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선 “핵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대화의 채널을 계속 열어 놓기 위해 북한을 기꺼이 방문하겠다. 그러나 방문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많은 요인이 검토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이날 베이징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성명은 우리가 가야 할 항구(목표)를 분명히 했고, 항구에 도달하기 위한 원칙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송 차관보는 “공동성명을 보면 각국 간 관계 정상화와 필요한 조치들을 설정하고 있다”면서 “이런 조치는 6자가 별도로 모여 합의하지 않아도 실행할 수 있다. 따라서 각국은 그런 조치를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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