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권력을 통째로…’ 발언 이후]與워크숍 ‘말폭탄’ 터질까

  • 입력 2005년 8월 29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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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전현직 지도부 회동28일 당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 모인 열린우리당의 전현직 지도부. 왼쪽부터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이부영 상임고문, 문희상 의장, 한명숙 상임중앙위원. 국회사진기자단
與전현직 지도부 회동
28일 당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 모인 열린우리당의 전현직 지도부. 왼쪽부터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이부영 상임고문, 문희상 의장, 한명숙 상임중앙위원.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당은 2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 통영시의 한 리조트에서 의원 워크숍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권력 이양 발언을 한 노무현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대한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이 30일 저녁 당 소속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면서 대연정 제안의 진의를 설명하기로 한 것도 최근 당과 청와대 간의 이상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친노(親盧) 직계’를 제외하고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남지역의 A 의원은 “권력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듣고 참담한 심정이었고 아연실색했다. 권력의 황홀감에서 하신 말씀인지, 절망감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보수 성향의 초선 B 의원은 재신임을 물었다가 실패하자 하야한 프랑스 샤를 드골 대통령의 예를 들면서 “농 반 진 반으로 ‘이러다 임기 못 채우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개혁 성향의 초선 C 의원은 “조기숙(趙己淑)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국민을 탓하고, 당 의장은 청와대에 한마디 말도 못하고 아직도 비서실장 노릇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28일 저녁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전현직 지도부 12명과 회동한 자리에서 “의견이 다르다면 충분한 토론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당내 불만은 의원 워크숍과 청와대 만찬을 거쳐 가라앉을 것임을 자신했다. ‘당 지도부 따로, 의원 따로’인 셈.

전현직 지도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 법안을 핵심 법안으로 삼아 뜻이 맞는 정당이 있으면 열심히 밀어붙이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이 거부한다면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과의 공조를 통해 법안 추진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이날 회동은 광복절에 특별 사면된 정대철(鄭大哲) 고문, 이상수(李相洙) 전 의원을 위로하는 성격도 있었으나 정 고문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고, 이 전 의원은 음식점에 왔다가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돌아갔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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