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제상황 점검회의에 韓부총리 이례적 초청

  • 입력 2005년 8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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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오른쪽)가 17일 국회 내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참석한 가운데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박 대표가 감세 정책을 제안한 데 대해 한 부총리는 “현재는 상당히 어렵다”고 답했다.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오른쪽)가 17일 국회 내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참석한 가운데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박 대표가 감세 정책을 제안한 데 대해 한 부총리는 “현재는 상당히 어렵다”고 답했다. 김경제 기자
정부의 경제수장인 한덕수(韓悳洙)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경제상황 점검회의’가 17일 한나라당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의는 한나라당이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을 점검하겠다”며 정부 측에 협조를 요청해 이뤄진 것. 야당이 정부 측을 불러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부총리는 “경제가 어려울 때 한나라당이 중요한 경제법안들을 통과시켜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재경부 김석동(金錫東) 차관보의 경제상황 보고에 이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수도권 규제완화, 부동산 및 고유가 대책 등 현안에 대해 1시간 반가량 진지한 논의가 오갔다.

하지만 현안 진단과 해법에 대한 시각차는 컸다. 한나라당 측이 투자 활성화를 촉구한 데 대해 한 부총리는 “그러면 카드채 같은 일이 또 생길 우려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서민경제를 위한 감세 정책을 언급하자 “현재는 상당히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고,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 우선 배려가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내 적응에 불리한 외국기업을 위한 메리트”라고 반박했다.

한 부총리가 5조 원대의 추경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설명한 데 대해서는 박 대표가 “8년째 추경 편성하고도 나랏빚만 늘고 있다. 추경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 부총리는 한나라당이 추진해 온 국가건전재정법 제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겠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한나라당이 이날 한 부총리를 불러 ‘경제 회의’를 가진 것은 정부 여당의 과거사 공세 등에 대한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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