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韓 힐 차관보 “북핵 이렇게 아니면 저렇게라도 풀어야”

  • 입력 2005년 4월 2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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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사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3일 “5개국이 회담을 원하고 한 나라(북한)만 참가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이렇게 아니면 저렇게라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한중일 3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이날 한국을 방문한 힐 차관보는 “북한을 회담장으로 불러내는 데 실패한 만큼 (3개국과)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대화해 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은 한중일 3국과의 협의를 거쳐 6자회담 이외의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한 문제 해결에 동의했으면서도 지키려 하지 않으며, 대화조차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힐 차관보의 한중일 순방은 북한의 영변 5MW 원자로 가동 중단과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경고,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 한미 정상회담 추진 등이 겹쳐 있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6자회담 재개의 시한과 후속 조치에 대해 속 깊은 얘기가 오갈 수도 있을 것이란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힐 차관보는 25일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북핵 문제와 함께 정부가 6월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26일 중국을 방문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중재 역할을 요청한 뒤 일본을 거쳐 28일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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