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개성…공단∼시내 도로포장 완공

  • 입력 2005년 4월 10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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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시가 8일 4개월 만에 남측 방문객들을 다시 맞았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5일 주방기구업체인 리빙아트 시제품 생산식 때 남측 인사들의 개성방문을 허용한 뒤 그동안 개성공단과 개성시를 연결하는 도로포장공사를 이유로 이를 불허해 왔다.

이날 육로로 방직기를 비롯해 경협물자를 북한에 전달하는 것을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보도진은 봉동역 건설부지∼봉동리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는 도로를 남측 방문객으로는 처음 이용했다. 그동안은 개성공단에서 개성시내로 갈 때 우회도로를 이용했다.

북측 관계자는 “개성공단과 개성시내를 연결하는 대부분의 도로는 아스팔트 포장이 끝났다”며 “판문점과 개성공단으로 갈라지는 분기점 지역에 대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올 들어 처음 영상 20도가 넘는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개성시와 봉동리 일대에선 500여 명의 주민들이 거리에 나와 봄볕을 즐겼다. 외국인 관광객 3, 4팀이 선죽교와 표충비 등의 유적을 관광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최근 평양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에도 불구하고 봉동리에선 닭과 오리가 한가롭게 모이를 쪼거나 시냇가에서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외견상 평화로워 보이는 이 같은 광경과는 대조적으로 거의 한 건물 건너 하나씩 주민들에게 체제결속을 촉구하는 격문이 걸려 있었다. ‘위대한 장군님만 계시면 우리는 이긴다’,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살자’는 등의 구호와 함께 ‘주공(主攻)전선은 농업전선’, ‘올해는 결정적 전환의 시기’ 등 북한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제시한 새로운 구호도 눈에 띄었다.

한편 이날 개성시 자남산여관에선 2003년 10월 김용순(金容淳)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사망한 뒤 아태평화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종혁(李種革) 부위원장이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부회장, 윤세영(尹世榮) SBS회장 등과 만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SBS는 가수 조용필 씨의 평양공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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