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겨울올림픽 D-4]
올림픽 직전 스노보드 월드컵서
기량 되찾은 이상호 시즌 첫 우승
“테크닉은 세계 최고” 기대감 높여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 간판 이상호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슬로베니아 로글라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월드컵 제13차 대회 평행대회전 남자부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제공
한 시즌 내내 기다렸던 우승을 가장 ‘적기(適期)’에 따냈다. ‘배추 보이’ 이상호(31)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2025∼2026시즌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 첫 우승을 신고했다.
이상호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슬로베니아 로글라에서 열린 이번 시즌 스노보드 알파인 월드컵 제13차 대회 평행대회전 남자부 결승에서 베테랑 롤란드 피슈날러(46·이탈리아)를 0.24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두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는 사람이 다음 라운드에 올라가는 방식으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이상호는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평형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한국 스키·스노보드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4년 뒤 베이징 대회 때도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8강에서 0.01초 차로 패해 2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 꿈이 좌절됐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메달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림픽 직전에 열린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단숨에 한국 설상 최초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다시 떠올랐다. 이상호가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2021년 12월 11일 이후 1512일 만이었다. 종목과 관계없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도 2024년 3월 9일 평행 회전 이후 693일 만의 일이다.
이상호는 “이제껏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번 시즌 성적이 최악이었다. 그래서 올림픽 전에 꼭 우승하고 싶었다. 그동안 올림픽만을 목표로 장비의 여러 부분을 시험했는데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마침내 해냈다”며 기뻐했다.
이상호는 지난해 5월 왼쪽 손목 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손목에 철심이 남아 있다. 원래 작년 9월쯤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올림픽 시즌 대비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수술을 미뤘다. 이상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번 시즌이 부담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좋은 결과를 위해) 100% 이상을 밀어밀어붙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떨리기도 했다. 결국 해낸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상헌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 감독은 “수술 직후 복귀했음에도 비시즌 훈련이 만족스럽게 잘됐는데 막상 시즌에 결과가 나오지 않아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하지만 직전 월드컵에서도 예선 1위를 하는 등 제 기량을 완전히 찾았다. 여전히 테크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했다.
이상호를 비롯한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은 1일 육로로 올림픽 스노보드 종목이 열리는 이탈리아 리비뇨로 이동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일주일 뒤인 8일에 예선과 결선을 치른다. 이번 올림픽에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개인 종목 가운데 가장 먼저 메달이 나오는 종목이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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