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北核정책 공허하다”

  • 입력 2005년 3월 23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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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은 ‘멋진 옷을 입었다’고 착각하는 벌거숭이 임금님의 우화를 연상시킨다. 그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공허한 정책을 내놓고도 뭔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1993, 94년 제1차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제네바 협상에 미국 측 대표단으로 참석했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은 22일 워싱턴 CSIS에서 열린 ‘6자회담의 미래’ 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을 주권국가(sovereign state)로 부른 것을 제외하면 새로운 것이 없었다”며 동북아 순방 성과를 깎아내렸다.

그는 또 라이스 장관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 시 ‘다른 선택들(other options)’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중국 러시아 한국이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과 유엔을 통한 제재에 나서더라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리비아에 핵물질을 건네주었다고 잘못된 정보를 흘렸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핵심정보 취사선택’ 논란도 거론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20일자 기사대로라면 미국의 신뢰는 의심 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21일 언론지침(프레스 가이던스)을 통해 “북한이 리비아에 핵물질을 수출했다는 내용은 정확하게 한국 정부에 설명됐다”며 기사 내용을 반박한 바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에 체류 중인 가톨릭대 박건영(朴健榮) 교수는 이 세미나에서 “미국은 2차 북한 핵 위기를 부른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증거를 정확히 제시하고, 북한은 해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연구소의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교수는 “6자회담이 결렬되고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할 경우 일본은 대북 제재에 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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