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검찰총장-국세청장 복수후보 공개 왜?

  • 입력 2005년 2월 17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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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7일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인사추천회의를 열어 4월 2일 2년 임기가 끝나는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의 후임 후보자로 김종빈(金鍾彬·사법시험 15회) 서울고검장과 정진규(鄭鎭圭·사시 15회) 법무연수원장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또 이용섭(李庸燮) 국세청장의 후임으로는 이주성(李周成) 국세청 차장, 전형수(田逈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복수 추천했다.

청와대는 다음 주에 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후보자를 최종확정할 예정이나, 이변이 없는 한 김 고검장과 이 차장이 각각 검찰총장 및 국세청장 후보자로 사실상 내정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여수 출신인 김 고검장은 검찰 내 호남 인맥의 선두주자로 1998년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이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으로 발탁된 뒤 대검찰청 중수부장과 대검 차장 등 요직을 거쳤다.

대검 중수부장 시절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 씨 비리 수사를 ‘원칙’대로 처리했고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 대검 차장으로 있으면서 정치권과 검찰의 입장을 원만하게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출신인 정 원장은 대검 공안 1, 2과장과 서울지검 공안 1, 2부장을 거친 공안통.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이어서 부하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사시 15회가 추천된 데 대해 조직 안정 차원에서 검찰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시 16, 17회에서 총장이 나올 때에는 13∼19명의 검사장급 간부들이 퇴진해야 하는 대규모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가 이날 인사추천회의에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후보자를 2배수로 압축한 결과를 언론에 공표한 것은 본격적인 ‘사전 여론 검증’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차원에서 일부 고위직 인사후보자를 사전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 등 일부 주요 정무직은 인사추천회의에서 압축한 복수 후보자를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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