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가진 군사강국의 자긍심 갖고 美에 맞서자”…김정일 16일 63회 생일

  • 입력 2005년 2월 1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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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축하 무도회북한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3회 생일을 맞아 다양한 경축행사를 가졌다.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선 청년 학생들의 무도회가 열렸다. 연합
생일축하 무도회
북한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3회 생일을 맞아 다양한 경축행사를 가졌다.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선 청년 학생들의 무도회가 열렸다. 연합
북한은 16일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주장하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63회 생일을 맞아 “일심단결로 미국에 강력히 대항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충성맹세 경축모임 등 40여 건의 기념행사가 치러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핵보유 선언에 따른 위기의식을 반영한 듯 어느 때보다 ‘일심단결’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미 강경투쟁 다짐=북한 언론은 “선군(先軍)정치로 무장한 북한을 미국이 감히 침범하지 못할 것”이라며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강국의 자긍심을 갖고 일심단결로 미국에 맞서 싸우자”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최태복(崔泰福) 노동당 비서는 15일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미국이 침략전쟁의 길로 나간다면 모든 잠재력을 총동원해 무자비한 섬멸적 타격을 가하고 반미 대결전에서 최후의 승리를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고향으로 일컬어지는 백두산 밀영에서는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군 고위 간부들이 13일 결의대회를 열고 김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평양의 폭군, 63번째 생일을 자축하다’=15일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가 게재한 김 국방위원장 생일 관련 기사 제목.

르피가로는 김 국방위원장에 대해 “뒤축을 높인 구두와 덥수룩한 머리에 키가 150cm인 그는 아도니스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인물”이라고 평했다. 아도니스 콤플렉스란 남성이 외모 때문에 갖는 우울증 등을 가리키는 것.

르피가로는 “김 국방위원장은 마치 불멸의 영웅인 양, 아무도 그에게 저항할 수 없는 ‘터미네이터’인 양 떠받들어진다”며 “그의 왕국은 생지옥인데도 2200만 북한 주민에게 그는 신과 다름없는 존재”라고 묘사했다.

이 신문은 또 “평양 서쪽의 영화 스튜디오는 할리우드에 맞먹는 규모이며 김 국방위원장은 모든 종류의 스포츠카를 사들여 개인 경주장에서 질주하고 프랑스산 최고급 포도주를 즐겨 마신다”고 비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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