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선언은 對中 선제공격용?

  • 입력 2005년 2월 1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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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은 중국에 대한 일종의 ‘선제 공격성’ 행동이었다?

미국 행정부의 한반도 관계자는 15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2월 10일 선언은 일종의 중국에 대한 ‘선제공격’이었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미국이 제시한 북한 핵 물질 수출 관련 증거에 영향을 받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북한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선제행동을 감행했다는 설명이다.

미 행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북한은 미 대선 직전이나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선 이후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조의 내부 보고서를 작성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논의해 왔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아니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관심은 북한의 선언 시점이었다. 이 관계자는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이 1, 2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이후 중국 지도부 내에 미묘한 분위기의 변화가 감지됐다”며 “북한도 그런 변화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선임국장이 전한 부시 대통령의 친서는 통상의 정상 간 친서와 달리 매우 강도 높은 주문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 최신호(21일자)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친서 내용은 매우 직설적이었을 뿐 아니라 중국 지도부에 ‘북한에 대해 심각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역설하는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또 한국 정부 일각에서 제기돼 온 것으로 알려진 일명 ‘카다피 서울 평양 프로젝트’가 6자회담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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