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일찌감치 홍 회장을 실용적 합리주의자로 평가하며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떠나 ‘말이 통하는’ 인물로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판단은 올 2월 대통령 취임 1주년을 기념한 ‘청와대 특별대담’에서 확고하게 굳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노 대통령은 당시 홍 회장과 동북아 세력 균형추로서 주한미군 장기주둔의 필요성을 비롯해 용산기지 시민공원화, 포괄적 대북지원 구상, 남북관계 진전 추구에 의견을 같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홍 회장이 “중국 동포들에게 국적까지는 몰라도 노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지 않는다면 조국이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하자 “홍 회장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02년 초 중앙일보가 예산 1%를 대북 지원에 쓰자고 제안하기에 반가우면서도 ‘이거 중앙일보가 돌았나’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홍 회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역시 근거 있는 얘기였다”고 말하는 등 대북관에서도 일정한 교집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대통령은 이후 홍 회장과 가끔 별도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왔다는 후문이다.
한편 노 대통령의 이번 ‘깜짝 인사’에는 노 대통령과 가까운 열린우리당 3선 의원이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10월경 노 대통령에게 ‘홍 회장의 주미대사 기용’을 건의했고, 노 대통령이 지난달 그를 통해 홍 회장에게 주미대사직을 제의해 최근 ‘OK’ 답을 받았다는 것이다.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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