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 ‘온천 외교’ 성사될까

  • 입력 2004년 12월 10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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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온천 외교’가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

17, 18일 일본 규슈(九州) 가고시마(鹿兒島) 현의 온천 관광지인 이부스키(指宿)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의 일정에 온천욕이나 일본식 모래찜질을 포함하는 방안이 양국간에 검토되고 있다.

7월 제주의 한일정상회담 때 ‘산책 외교’에 감동받은 고이즈미 총리는 “이부스키도 그에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실무진에 전달했고, 한국 정부 내부에서도 “온천 관광지의 특성을 살리는 일정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온천 외교’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한 실무 관계자는 “한일 간의 역사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정상 간 접촉이 너무 지나치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온천욕이나 모래찜질을 하기 위해 일본의 목욕옷 유카타를 입은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감안해야 한다는 것.

또 양국 정상의 공식 통역이 모두 여자 외교관인 점도 변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실무진은 10일 이 같은 문제점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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