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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19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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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국회 의원회관 내 사무실로 찾아간 기자에게 경제 부처의 일방통행식 연기금 운용 등에 대한 생각을 차분히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진료소 우수사업 사례발표대회’ 참석차 의원회관을 찾은 김 장관은 처음엔 “인터넷에서 할 말을 다했다”며 인터뷰를 사절했으나 기자의 잇단 질문에 차츰 입을 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의 연기금 운용에 그렇게 문제가 많나.
“연기금, 특히 국민연금은 국민의 ‘적금통장’ 아니냐. 이를 정부가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 기금운용위원회가 사업성 등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게 주무장관이 할 일이다.”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됐는데 왜 이제 의견을 피력했는가.
“정부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말을 많이 했다. 그런데 부처간 경쟁이 생각보다 심하더라. (이야기가) 잘 안 됐다.”
―연기금 운용 원칙 등에 대해 정부의 사회문화팀장으로서 국무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을 텐데….
“공개적으로 하면 싸움이 될 것 아니냐. 사실 이 사안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고 있다. 15일 방한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 후 예상되는 미국의 일방주의 등에 관해) 강연한 것을 들었다. 부시 미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해서도 참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북한 핵 등 한반도 문제에 관한 미국의 태도에 대해서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일 때 연기금에 관한 의견을 피력한 게 부담스럽지 않나.
“이건 정책의 문제다. 주무장관으로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대통령과는 무관하다.”
―김 장관의 발언은 여권이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정책’이나 기금관리기본법과는 사실 배치되는데….
“나는 국민연금만을 거론한 것이다. 한국형 뉴딜정책 등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그는 이 대목을 연거푸 강조했다.)
―이번 발언으로 김 장관이 당에 돌아올 채비를 한다는 말이 많다.
“(웃으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당에 전해 달라.”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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