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무라 日 외상 국립묘지 왜 갈까…이례적 방문

  • 입력 2004년 11월 5일 18시 33분


5일 저녁 방한한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사진) 일본 외상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 참배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 총리나 외상의 공식 방한 때는 국립묘지를 방문한 적이 간혹 있었지만 이번처럼 비공식 실무 방한 때 국립묘지를 찾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방문국의 국립묘지를 찾는 것은 그 나라에 대한 최고의 경의 표시. 마치무라 외상이 이 일정을 적극 희망했다는 점을 들어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한국민에게 주기 위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마치무라 외상의 국립묘지 방문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가 한국과 중국이 거세게 항의해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적극 옹호해온 보수파 인물이기 때문.

마치무라 외상은 ‘다함께 야스쿠니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으로 매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해왔고, 신사에서 A급 전범을 분사(分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력과 정치의 개입”이란 논리로 반대해왔다.

그의 국립묘지 방문이 ‘일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한국민의 국립묘지 참배와 다를 바 없다는 걸 암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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