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첩보에 대응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첩보와 관련된 테러단체의 정체를 알 수 없고, 첩보 내용이 얼마나 현실성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이라크 내 한국군과 한국인에 대한 테러 첩보는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8월 초 국가정보원이 “이라크 내 ‘앗사드 알라(하나님의 사자)’라는 테러단체가 한국인 테러만을 담당하는 부서를 운영 중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이는 ‘소문’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이툰부대의 파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이라크 테러단체는 ‘한국’을 직접 언급하며 테러 의사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8월 말 이라크 무장단체 ‘블랙 배너(검은 깃발)’는 “한국군을 공격하겠다”는 내용의 비디오테이프를 KBS에 전달했다. 이어 자이툰부대가 파병된 이라크 북부 아르빌주(州)에서 ‘안사르 이슬람이라는 무장단체가 아르빌에 있는 한국 금속업체 직원을 포함한 한국인을 공격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됐다.
한 군 관계자는 “부대 숙영지 건설을 위해 한국 금속업체가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무장단체들이 알 정도라면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이라크 테러단체들이 한국인을 납치해 오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첩보에 바짝 긴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자이툰부대는 숙영지에 대한 박격포 공격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숙영지 외곽 4∼5km 밖에서 발사되는 박격포를 사전에 찾아내 무력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 아르빌 내 주요 도로의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테러는 이라크 내 테러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테러단체들이 한국 내 시설을 공격하려면 매우 큰 조직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데, 그런 움직임은 대부분 사전 포착해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이라크 등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인과 관광객 교민에 대한 테러 대응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편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천공항과 주한 미대사관 주변 등에 배치했던 경찰특공대를 고속철역에도 배치하는 등 당분간 주요 시설에 대한 경계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설에 대한 테러 첩보 상황 | ||
시기 | 첩보 횟수 | 주요 테러 대상 또는 첩보 내용 |
1월 | 7 | 서울 염곡동 KOTRA |
2월 | 8 | 인천국제공항 |
3월 | 9 | 주한 미국대사관 |
4월 | 9 | 고속철도 |
5월 | 10 | 아시아개발은행 서울지점 |
6월 | 11 | 항공기를 한국 내 미국 시설에 충돌 |
7월 | 13 | 테러리스트의 한국 잠입 |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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