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깡패집단입니까" 신안 박순석회장

  • 입력 2004년 10월 8일 16시 45분


"국회가 무슨 깡패집단입니까."

도박골프로 형사처벌을 받았던 신안그룹 박순석(朴順石) 회장이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대전지방노동청 국감장에서 막말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박 회장의 국회 모독성 막말은 민주노동당 단병호(段炳浩) 의원이 박 회장의 소유주인 대전리베라호텔 폐업 사태와 관련해 박 회장의 책임을 추궁하던 도중에 나왔다.

단 의원이 "노동청이 중재한 노사합의를 박 회장이 거부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박 회장은 "잘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등의 말을 반복하다 재차 단 의원이 "묻는 내용에만 대답하라"며 소리를 높이자 "여기가 무슨 깡패집단이냐"면서 핏대를 올린 것. 순식간에 회의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회의장에 있었던 한나라당 정두언(鄭斗彦) 의원은 "박 회장은 '노조가 내 말을 왜곡하니까 야마가 도는 거다' '내가 노가다 출신이라 이런 식으로 말한다'는 등의 막말도 했다"고 전했다.

소란이 일어 정회가 되자 박 회장은 단 의원을 찾아가 "잘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또 회의 속개 후 "사과하겠다"고 먼저 말했으나 이에 의원들은 "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발언 기회를 준 것도 아니니 박 회장 발언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환노위는 회의를 거쳐 박 회장을 국회모독죄로 고발키로 했다.

전남 신안 출신인 박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10억원대의 내기골프를 치고 특별회원 모집에 반대하는 회원들을 협박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바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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