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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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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의 핵물질 실험은 핵무기 개발을 염두에 둔 북한이나 이란의 핵 연구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도 한국의 문제를 본의제가 아닌 ‘기타의제(any other matter)’로 분류해 차별화하고 있다.
▽어떻게 다른가=IAEA는 한국이 핵안전조치협정(SA)에 따른 신고 절차를 철저히 지키지 않은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핵안전조치협정 추가의정서를 2월 비준한 뒤 자발적 신고를 통해 공개했다는 점에서 북핵, 이란핵 문제와는 차별화된다.
한국의 의혹 사항은 △2000년 1∼2월의 우라늄 0.2g 분리실험 △1982년 4∼5월의 플루토늄 극소량 추출 실험 △금속우라늄 150kg 생산 미신고 △생산시설 3곳 미신고 등 6개 항. 모두 ‘무기급’ 개발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북한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고농축우라늄(HEU)을 통한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플루토늄 추출량이 신고 내용과 일치하지 않아 이를 이용한 핵무기 개발 의혹도 동시에 받아 왔다.
북한은 1992년 IAEA 핵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한 뒤 같은 해 5월 IAEA에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IAEA가 실시한 사찰 결과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거짓’으로 드러남에 따라 더욱 의혹이 불거졌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사는 2002년 8월 반정부단체인 이란저항국민협의회(NCRI)가 HEU 핵프로그램 보유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드러났다. NCRI는 당시 IAEA에 신고하지 않은 비밀 핵시설 2곳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이후 국제사회와 IAEA를 속이면서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핵무기 개발 의지=한국은 자진 신고 후 금속우라늄 생산 미신고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추가 의혹 제기가 없는 상태. 정부는 모든 실험이 과학적 목적이었으며 핵 개발 의사가 없음을 강조해 왔다. 한국은 이미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한 상태.
반면 북한은 폐연료봉 8000여개의 재처리를 완료했다면 6∼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확보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영변의 5MW 원자로를 계속 가동한다면 매년 1, 2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능력을 갖추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1, 2기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란은 나탄츠에 있는 HEU 생산용 가스원심분리기가 완공되면 5∼10년 뒤 연간 15∼3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IAEA와의 관계=한국은 IAEA의 모든 핵 사찰을 수용할 의사를 밝혔다. 19일부터 추가 사찰도 받을 예정이다.
반면 북한은 핵 사찰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작년 1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등 국제사회의 ‘견제’를 거부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IAEA의 사찰 과정에서 HEU 흔적이 발견됨으로써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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