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배치된 北미사일 괌-하와이도 사정권에”

  • 입력 2004년 7월 7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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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방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지난해 3월 이라크전쟁 이후 80여개의 갱도진지를 새로 만들고 있으며, 군사기지의 위장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갱도진지 증설은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이 스텔스 전폭기 등으로 하루 800여회의 정밀폭격을 가했던 점을 고려해 대비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군 소식통은 “최근 스텔스 전폭기 대대(10여대)의 한국 배치 때문에 북한의 진지구축 움직임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핵시설과 야포·미사일 기지를 하루 만에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국방업무보고’를 통해 북한이 대포동 2호 등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엔진시험을 강행하고 있고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생산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북한은 영변 핵 원자로도 계속 가동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만km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북한이 지난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3000∼4000km에 이르는 것으로 국방부는 분석했다. 이 경우 괌과 하와이도 사정권에 들게 된다.

1998년 시험 발사된 대포동 1호(사거리 1600∼2200km)는 아직 실전에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남한 수도권을 겨냥한 휴전선 일대 240mm 방사포 400여문의 정확성과 사거리를 개량하고 있으며, 전방부대에 배치한 전차 ‘천마호’(러시아 T-62전차를 모방) 40여대의 성능 개량사업도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내년을 ‘주한미군 철수 원년의 해’로 정한 만큼 앞으로 한미 양국간 갈등을 획책하고, 남한 내 친북세력 강화를 통해 국민의 안보의식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장관은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이뤄낸 서해상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책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실무회담을 정례화하고, 2000년 9월 이후 중단된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국방위에 보고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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