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무능 드러났다” 與野 한목소리

  • 입력 2004년 6월 24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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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4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대한 긴급현안 질의를 갖고 정부의 사건 대처 미흡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입을 굳게 다문 채 질의를 듣고 있던 반 장관(왼쪽)이 긴장을 풀려는 듯 안경을 고쳐 쓴 뒤(가운데) 물을 마시고 있다.-김경제기자
국회는 24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대한 긴급현안 질의를 갖고 정부의 사건 대처 미흡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입을 굳게 다문 채 질의를 듣고 있던 반 장관(왼쪽)이 긴장을 풀려는 듯 안경을 고쳐 쓴 뒤(가운데) 물을 마시고 있다.-김경제기자
여야는 24일 이라크에서 피살된 김선일씨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열린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정부의 ‘외교 무능(無能)’을 한목소리로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AP통신이 이달 초 외교통상부에 김씨의 피랍 여부를 확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여야 의원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답변에 나선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연방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한명숙(韓明淑) 의원은 “정부가 무장단체와의 접촉 루트를 제대로 잡지 못해 무능함이 드러났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의 김성곤(金星坤) 의원도 “김씨 석방 노력 과정에서 많은 혼선이 있었는데 정부의 정보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이번 사태는 정부의 안일함과 미숙함에 의한 외교 실패 사례로 이런 외교부는 하늘 아래 둘도 없다”고 비판한 뒤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북한만 연구한 분인데 복잡한 국제관계 실무를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외교 라인 교체를 요구했다.

군 전략통인 같은 당의 황진하(黃震夏) 의원은 “24시간이란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진 정부 대책의 우선순위와 노력이 맞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허술한 교민 안전 대책도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열린우리당 정의용(鄭義溶) 의원은 “정부가 특정 국가 출국신고제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고 하나 해당 지역 여행 자제를 요청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강력한 보안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피살된 김씨가 다녔던 한국외국어대의 교수로 재직했던 한나라당 김애실(金愛實) 의원은 “고인이 졸업한 대학에서 24년간 봉직했던 교수로서 그 아픔이 남다르지 않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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