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은 당초 납치단체가 한국군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최종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던 ‘일요일(21일) 일몰로부터 24시간 후’, 즉 22일 오후 8∼9시에서 불과 7시간 경과한 시간이다.
따라서 최종 시한이 지나가자 후속 협상을 기다리지도 않고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도로변에 버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상 납치 세력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인질을 담보로 잡고 위협만 계속하거나 협상 시한을 몇 차례 연기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국군 파병에 대한 강한 응징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김씨 사망 사실조차 모른 채 22일 하루 동안 석방 교섭에 매달린 셈이 됐다.
한편 CNN 방송이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씨의 시신에는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었다”고 보도함에 따라 테러 조직의 잔혹성에 대해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부비트랩은 사람이 건드리면 터지도록 만들어진 폭발 장치. 김씨의 시신을 수습하는 연합군의 목숨까지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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