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공동선언 4돌]DJ “대북송금 특검 하지 말았어야”

  • 입력 2004년 6월 15일 0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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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12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PD수첩’ 제작진과 6·15남북공동선언 4주년 인터뷰를 갖고 “대북송금 특검은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라며 현 정부의 특검 수용이 잘못됐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그는 “나라를 이끌어 가려면 여러 가지 밖으로 알릴 수 없는 문제들이 있는데 일일이 특검을 해서 문제를 삼으면 나라 일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 결과 드러난 북한 제공 1억달러의 성격에 대해 “1억달러를 주려고 했던 건 사실이나 실정법의 어려움이 있어서 정부 차원에서는 못 줬다”며 “현대가 통신에 대한 권리를 북으로부터 받는 대가로 지불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가 주는 데 동의한 것은 ‘잘사는 형님이 가난한 동생 찾아가는데 맨손으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그 정도는 성의로 알고 가지고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덧붙였다.

60분간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최근의 ‘DJ 대북특사설’에 대해 “내가 특사를 하는 것보다 김정일 위원장이 여기 오셔야 한다”며 “그건 김정일 위원장이 안고 있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그렇게 뒤통수치듯이 하는 것은 철군 이상의 여러 가지 부정적 의미가 있다”며 미국측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인터뷰는 15일 밤 MBC ‘PD수첩’을 통해 녹화 방영된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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