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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5일 2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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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 초반에 노 대통령이 “경제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어려움을 분석하면 꼭 정확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해 재계측이 다소 걱정했지만 토론이 본격 시작되자 노 대통령이 기업인의 건의와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신호 회장은 회동이 끝난 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올가을에 노 대통령과 그룹 총수간 회동을 다시 한번 갖자고 제안했다.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은 회동 직후 “노 대통령이 규제 완화 문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재계는 이날 그룹별로 구체적인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히며 정부의 경제 살리기 대책에 화답했다. 이날 회동에 총수가 참석한 삼성 LG 등 15개 그룹이 밝힌 올해 투자예정금액은 46조원. 이는 지난해(34조2000억원)보다 34.2% 많은 것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투자계획을 당초 15조원에서 19조원으로 26.7% 늘리는 등 2006년까지 3년간 70조원을 투자하고 6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LG는 경기 파주 액정화면(LCD) 산업단지에 앞으로 10년간 2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대기업들은 이날 간담회의 후속 조치도 서두르고 있다.
삼성은 27일 이순동(李淳東) 구조조정본부 부사장이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룹 차원의 구체적인 투자확대와 중소기업 지원 방안 등을 발표하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밝힌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노사관계에서 대통령이 어느 편을 들기 힘들겠지만 불법 파업 등에 대한 확실한 법 집행 의지를 밝히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曺東徹)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투자확대 계획 발표에 대해 “기업이 경제논리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이를 이벤트성으로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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