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팬클럽 모임서 ‘천생연분’ 열창

  • 입력 2004년 5월 3일 11시 13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일 '양재 시민의 숲' 내에 위치한 실내 테니스 장에서 참가한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일 '양재 시민의 숲' 내에 위치한 실내 테니스 장에서 참가한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랑해요 박근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사이버 팬 클럽 회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에서 첫 모임으로 '싸이가족 걷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모임에는 박 대표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회원들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근혜사랑', '사랑혜', '박근혜를 사랑하는 진짜 남자들의 모임' 등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지지자가 '사랑혜'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있다.

행사장 곳곳에는 ‘근혜님 사랑해요’ ‘우리는 근혜님 가족’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휘날렸다.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속에 베이지색 점퍼 차림의 박 대표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회원들은 ‘희망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파란색 풍선을 흔들며 “박근혜”“박근혜”를 연호했고 일부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박 대표는 참석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싸이가족 이시군요” “박사모에서 오셨네요”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박대표가 한 지지자에게 싸인을 해주고 있다.

박 대표는 행사에 앞서 열린 환영회에서 “온라인에서만 만나다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싸이월드에서 여러 지지자분들과 ‘1촌’을 맺었는데, 저같이 친척이 많은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1촌을 책임져야 할 줄은 몰랐습니다”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때 한 지지자가 큰 목소리로 “책임지십시오”라고 외쳐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박 대표는 “총선때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여러분 때문에 힘을 냈다”며 “여러분이 카페나 홈페이지에 격려의 글, 좋은 글을 많이 남겨줘서 감사드립니다”고 말한 뒤 이례적으로 대중가요 ‘천생연분’과 앵콜 곡으로 “젊은 그대”를 잇달아 불러 환호를 받았다.

박근혜 대표가 그룹 솔리드의 노래 '천생연분'을 열창하고 있다.

박 대표와 듀엣으로 ‘천생연분’을 열창한 ‘사랑혜’의 김민중(29·농부)씨는 “지난 대선에서는 민주당에 표를 던졌지만, 박 대표가 선출된 이후 한나라당 손을 들어주게 됐다. 박 대표는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고 왠지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송근주(42·미군부대 근무)씨는 “과거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박 대표 등장 이후 한나라당 지지자가 됐다. 사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가 작용하기도 한다” 라고 말해 박풍(朴風)의 영향력을 느끼게 했다.

행사를 총괄한 ‘박사모’의 정광용(47·영상업 종사)씨는 “‘박사모’는 창립 한 달만에 83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 우리의 목표는 ‘박 대표 대통령 만들기’”라며 “무조건적인 지지 세력이 아닌 ‘비판적인 지지 세력’이 되겠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측은 2∼3개월 후 콘서트 형식의 2차 행사를 열 계획이다.

신주연 동아닷컴기자 evilkitty@donga.com

강지용 동아닷컴기자 youngkang21@donga.com

박은아 동아닷컴기자 celesti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