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사무처 눈물의 마지막 간담회

  • 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52분


민주당이 27일 눈물의 사무처 직원 해단식을 가졌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마지막 사무처 당직자 간담회를 통해 “각자 흩어진 이후라도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반드시 일으켜 다시 만나자”고 서로를 위로했다. 손을 맞잡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아래에서 두 여직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서영수기자
민주당이 27일 눈물의 사무처 직원 해단식을 가졌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마지막 사무처 당직자 간담회를 통해 “각자 흩어진 이후라도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반드시 일으켜 다시 만나자”고 서로를 위로했다. 손을 맞잡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아래에서 두 여직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서영수기자
“아직 상견례도 못했는데 헤어지는 시간을 갖게 돼 가슴 아프다.”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당 지도부와 사무처 당직자 마지막 간담회’에서 손봉숙(孫鳳淑) 국회의원 당선자는 사무처 요원들 앞에서 끝내 눈물을 쏟았다. 총선 참패로 더 이상 월 3억원의 임대료를 내는 당사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는 바람에 일괄사표를 내게 된 당원들도 착잡한 표정으로 한숨만 내쉬었다.

손수건으로 연방 눈시울을 훔쳐낸 손 당선자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태풍 같은 바람에 우리 모두가 속수무책이었다. 바람이 불 때는 잠시 엎드려 있다가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려 일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재기’를 기약했다.

이정일(李正一) 사무총장은 “중국 공산당의 경우 마오쩌둥(毛澤東)이 5명의 당원과 함께 출발해 세계에서 제일 큰 당으로 가꿨다. 민주당은 지역구 의원 5명,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9명의 의원을 갖고 있다”며 회생의 각오를 다졌다.

이에 양윤녕 홍보국장은 “이 자리에 있는 당직자들은 청년시절을 민주당을 위해 헌신하며 보낸 분들로 80년대엔 버스 토큰을 나눠 쓰면서 지금까지 당을 지켜왔다”며 “조속히 당을 정상화시켜 달라”고 지도부에 호소했다.

그러나 김기운 민원국장은 “50년 전통을 주장하기에 앞서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전통에 미래와 희망을 접목시키지 않고서는 정통성을 주장할 수 없다”고 환골탈태를 통한 재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장전형(張全亨) 대변인은 창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며 “권력을 찾아간 사람들은 오늘도 설악산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있는데 정통 민주당을 지킨 우리는 구석에 모여 우는 처지라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책상을 정리하고 짐을 싸던 한 국장급 당직자는 “내가 왜 지난 대선 때 노무현 찍자고 시린 손 불어가며 운동을 해놓고 지금 와서 울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민주당은 2000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면서 옮겨온 현재의 당사를 이번 주말까지 비워주고 일단 국회 본관 한쪽으로 이주한 뒤 초미니 당사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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